바람 바람 바람
What a Man Wants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18.04.05
장르: 코미디
러닝타임: 100분
감독: 이병헌
출연배우: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장영남, 고준, 양현민, 유아름, 한은선 등등
줄거리
"왜 사랑을 해도, 결혼을 해도 외로운 거죠?" 끝도 없이 사랑받고 싶은 철부지 어른들이 온다!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은 SNS와 사랑에 빠진 여동생 미영의 남편 봉수를 "바람"의 세계로 인도한다. 하지만 세 사람 앞에 나타난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 제니의 등장으로 네 사람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 가고.. 갈수록 환장, 들키면 끝장 뭘 해도 외로운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가 온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불륜을 소재로 사용한 이 영화는 체코의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이 원작이며, 영화를 연출한 이병헌 감독은 영화 <스물>, <극한직업>을 연출한 감독이다. 영화 <스물>에서 이제 성인이 되어 사회에 첫발을 딛게 되는 20살의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냈다면, 이번 작품에선 어른들을 위한 색다른 코미디 영화다.
내 거야, 입으려고 샀어.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불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년 경력의 바람의 전설이 여동생의 남편을 바람의 세계로 인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렇다 보니 영화를 시청하기 전에 약간 불편한 영화가 아닐까 싶었다. 결혼하지 않은 커플이 보기에는 웃길 수 있는 황당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구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시청했다.
권태를 맞고 있던 이 부부는 결혼 8년 차이며, "부부끼리 키스란 것도 합니까?"가 되어버렸다. 아이가 없기에 관계는 의무가 되어버린 봉수와 미영 부부는 권태기를 맞고 있었는데, 함께 있어도 즐겁지도, 설레지도 않으며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이 부부의 사이에는 대화는 줄었고, 그 사이에 스마트폰이 있었다. 미영의 오빠이자 담덕의 남편인 석근은 봉수를 바람의 세계로 끌어들이게 되는데, 봉수는 자신도 모르게 그곳에 빠져들고 있었다.
불륜이란 단어는 생각지도 않던 봉수는 당연히 아내가 먼저였기에 바람이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앞에 석근과 함께 만나게 된 제니가 등장하면서 이들은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석근의 여동생이자 봉수의 아내인 미영은 다른 이유로 제니와 얽히게 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졌고, 점점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되어가고 있었다.
갑자기 우리 봉수가 너무 잘해
영화 초반 두 남성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며, 이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다 중반부터 두 여성 캐릭터를 구축해나간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어른들의 크고 작은 일들로 상황을 이어나가며, 소재에서 오는 부분으로 약간의 수위가 있는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노출 장면으로 풀어내려는 욕심을 과하게 내지 않았고, 오히려 등장 인문들의 대사로 이들의 생각과 마음,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대사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할 노출도 없고, 그렇다 할 재미있는 상활들도 없다. 네 명의 이야기는 쉴 틈을 주지 않고 계속 달리는데, 캐릭터들의 반전 매력이 있기도 했지만, 그 매력도 대사가 그 캐릭터를 살렸다고 생각한다.
저 변태 아닙니다. 교회 믿습니다.
코미디 영화의 느낌을 확실히 연기할 수 있단 것을 입증한 이성민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했던 영화였다. 기대가 컸는지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졌고, 끊임없이 19금 드립과 유머를 자아냈던 영화 <스물>과는 다르게, <바람 바람 바람>은 생각보다 재밌다거나, 흥미롭지 않았으며, 계속되는 유머는 살짝 피곤하게 만들었다.
평론가들도 신랄하게 이병헌 감독의 형편없는 연출력이나 원작과 다른 개연성의 부재를 말했고, 불륜이 미화되거나 가볍게 그려져 윤리 문제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그리고 네이버 평가에서는 불륜을 조장한다는 평까지 있는데, 시간 버리고 돈 버리고 웃음까지 잃었단 평도 있다.
나름 유명한 배우들이 3명 이상 출연했음에도 극장 안에서 웃음소리는 그다지 나지 않았던 영화였다. 원작 영화는 자유로운 유럽 문화계와 평단의 분위기 속에 흥행까지 성공을 거뒀기에 <바람 바람 바람>도 성공하리라 기대했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못 미친 작품이다. 영상미도 평범했고, 힘 빠지는 연출과 색감으로 대충 처리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이 영화가 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첫사랑도 아니고, 첫 불륜. 뭔가 더러운데 신선해
그럼에도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중년들이 시청하기에는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싶은데, 화장실 유머 및 성적인 코드도 많았다. 그리고 이 유머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느낌이 완전히 다르게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성향이 많은 한국 영화들에서 19금 코미디 영화가 흔하지 않은데 이병헌 감독은 영화 <스물>에서 살짝 더 수위를 올려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단 느낌을 받게 한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노출의 수위가 엄청 높은 것은 아니다. 파격적인 수위는 없었고,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선을 유지하며 후방 주의할 만큼의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어른용 코미디 영화로 완성된 작품이다.
너 바람났냐, 너의 걸음걸이를 보면
굉장히 싼 티 나는 거들먹거림이 묻어있어.
원작 영화에서는 석근과 봉수의 관계가 매제 지간이 아닌 장서지간이다. 덕분에 봉수가 처음 갖는 불륜을 들킬 대 왜 석근이 대신 뒤집어써주는지에 대한 동기가 좀 약한 편이고, 원작에 있던 석근의 처에 해당하는 친정 엄마와 미 영역의 딸이 아버지의 바람을 두고 털어놓는 이야기에 대한 감동 역시 사라졌다.
하지만 한국 정서로는 장인이 사위에게 바람을 권한다든지, 노인이 딸이나 손주 뻘의 여자들과 잔다는 것 혹은 조강지처를 속인다는 설정들을 더욱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원작에는 불륜 카섹스 현장을 미성년자들이 훔쳐보는 장면이 있지만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불륜 카섹스 현장을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훔쳐보고 있다. 그리고 원작에도 나왔던 당구 하다 팬티를 벗어 머리를 묶는 장면은 <바람 바람 바람>에도 등장한다.
<스물>만큼 만족스러운 작품은 아니었던 <바람 바람 바람>은 어쩔 수 없이 기대한 것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영화였다. 그래도 화장실 유머 등 쉴 틈 없이 달리는 스피드 한 전개는 가볍게 시청하기에는 적당한 영화다. 킬링타임용으로 시청해도 무방하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넷플릭스" 및 "왓챠"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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