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친구들
Graceful friends
방송 기간: 2020.07.10 - 2020.09.04
에피소드: 17부작
기획&제작: 김우택, 장경익
연출: 송현욱, 박소연
극본: 박효연, 김경선
출연배우: 유준상, 송윤아, 배수빈, 한다감, 김성오, 김혜은, 정석용, 이인혜, 김원해, 김지영, 이태환, 연제형, 김지성, 사강
기획 의도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는 백세시대, 반생을 남긴 40대에겐 이룬 것도 많고 잃을 것도 많다. 오랜 기간 쌓아온 관계도 한 순간 쉽게 무너질 수 있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누구나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 이 이야기는 어느 신도시에 모여 사는 40대 친구들이 한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그들이 서로에게 감춰왔던 비밀이 드러나고,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맞물리기 시작하는 미스터리 심리극이다.
20년 전, 담당교수의 죽음에 얽혔던 친구들이 세월이 흘러 다시 한 남자의 죽음에 함께 얽히게 된다. 기묘한 우연, 혹은 가혹한 운명처럼. 얄궂게도 반복되는 사건의 중심엔 전부 동아리 불사로 친구들이 연루돼 있는데, 그들 각자가 품고 있는 비밀이 무엇일까?
당신에게, 남은 반생의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잘 나가는 치킨 프랜차이즈의 본부장이자, 의사 아내에 착한 아들까지. 남 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린, 드물게 행복한 중년을 보내고 있는 가장, 안궁철. 그런 그가 어느 날 아내와 함께 살인 용의자로 감시를 받는다.
아내와 서로 의심하고 오해하는 사이, 견고했던 부부의 신뢰는 서서히 무너지고, 그 갈등 속 궁철은 직장에서의 입지도 위태로워진다. 연달아 밀려온 친구의 부재, 피의자 혐의, 아내와의 갈등으로 이미 그로기 상태인 궁철에게 시련은 그치지 않고, 충격적인 사건과 진실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그는 끊임없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누군가에게는 이 드라마는 흔한 중년의 애환을 다룬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반생을 앞둔 중년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궁철의 친구들인, 재훈에겐 첫사랑을 극복하고 헤어진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이야기이기도, 형우에겐 치기만 넘쳤던 무모한 사랑을 넘어서 진짜 가장이 되는 이야기이기도, 춘복에겐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각자의 삶에 소중한 것이 무엇이든 시청자들은 이 사춘기를 직면한 청년들을 보며 자신의 남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인물 관계도
안궁철 (유준상) 45세. 정해 남편이며, 하이파이브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장.
정의와 선을 지키며 살아온 남자, 안궁철. 머리를 숙여야 할 땐 자존심을 버리고 바짝 엎드릴 줄 아는 사람이지만, 저의와 선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주저 없이 뛰어드는, 이 시대 보기 드문 정의의 사도라 할 수 있겠다. 집에서는 "나, 하늘 같은 당신 남편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청소, 요리할 것 없이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미워 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남편이자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지독하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옆에서 언제나 외로웠던 어머니를 보고 자란 궁철은, 절대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지 않겠다 다짐했고, 그 결과 현재의 "로맨티스트 안궁철"이 될 수 있었다. 10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는, 거센 구조조정 바람이 불던 때 아이 셋을 둔, 선배를 대신해 명퇴로 나왔고, 이후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에 입사해 죽어라 일만 한 결과, 십 년 만에 가맹점 천 개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매력적인 의사 애내와 착한 아들. 그리고 회사 내 안정적인 위치까지. 궁철은 행복하다고 자부했다. 그런데, 그런 궁철의 행복을 시기하듯 불행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남정해 (송윤아) 45세. 궁철의 아내이며, 정신과 의사.
화려하게 예쁘진 않지만 지적이고 우아한 미모가 돋보이는 여자, 남정해. 자기 관리가 철저하며, 한번 마음먹은 일은 어떻게든 해내고야 마는 욕심 많고 야망도 큰 여자라고 할 수 있겠다. 겉으로는 냉소적이고 시크한 완벽주의의 여자로 보이지만, 깊이 알고 보면 누구보다 사랑받길 원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외로운 여자다. 사랑을 받아본 적 없기에 주는 법도 모른다고나 할까.
유복한 가정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랐다. 하지만 사업가였던 아버지는 밖으로만 돌았고, 아버지의 외도로 엄마는 늘 우울증에 시달렸다. 결국 그녀가 고등학생이 되던 해에 부모님은 이혼을 선택했고,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 새엄마와 살게 됐는데, 2년 후, 엄마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정신과 의사였지만 자신의 멘탈을 케어하지 못한 채 죽음을 선택한 엄마는, 정신과 의사의 자살이라는 기사와 함께 속수무책으로 명예가 실추되었다.
세상에 냉담해진 정해는 공부에만 매달렸고, 원하는 대로 의대에 진학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숙과의 스캔들로 시끄럽던 교수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교수의 살해 용의자로 해숙이 지목됐다. 그 후 무혐의로 풀려난 해숙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정해 역시 미국 유학길에 오르면서 그들의 인연은 끝이 났다. 귀국 후 궁철과 재회했고, 둘은 가정을 꾸렸다. 그런데 그녀의 행복을 시기라도 하 듯 그녀 앞에 남편의 첫사랑인 해숙이 나타났다. 그리고 정해의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해 앞에 나타난 20대 연하남. 정해의 삶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정재훈 (배수빈) 45세. 이혼남이며 비뇨기과 원장.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매섭고 차가운 눈빛을 소유한 남자, 정재훈. 예민함과 까탈스러움을 겸비한 재훈은,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제법 탄탄한 근육을 유지하며 매력을 뿜고 있지만, 다가오는 상대를 경계하고 좀처럼 곁을 내어주지 않는 차가운 인물이다. 결벽증이라고 할 만큼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는 그는, 컵라면 하나를 먹더라도 시계를 세 개쯤 맞춰 놓고 먹을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 먹는 완벽주의자라고 할 수 있겠다.
친구들 사이에선 넘치는 부와 풍부한 지식을 발산하며 기승전 잘난 척이지만, 집에선 잘난 두 형들 밑에 한참 덜 떨어진 천덕꾸러기에 불과하다. 그가 반에서 일등을 하면, 둘째 형은 전교에서 일등을 했고, 큰 형은 전국에서 일등을 하는 정도였다. 미친 듯이 공부를 해도 형들을 따라갈 수 없었고, 아무리 노력해도 "너는 왜 형들처럼 안 되는 거냐"며 야단만 맞고 자랐다.
집에서 받지 못한 그 사랑을, 단 한 사람, 사랑하는 여자에게 갈구했다. 그녀 곁을 맴돌고, 그녀와 결혼을 꿈꿨지만, 결혼의 문턱에서 이유도 모른 채 그녀에게 차인다. 몇 년 후, 재훈은 재력가 집안의 딸이자 미스코리아 출시의 여자 모란을 만났고, 지적이며 마르고 예뻤던 짝사랑의 모습을 모란에게서 발견하려 애썼다. 하지만 결혼 후 20킬로가 늘어버린 모란에게 재훈은 이혼을 선포한다. 돈 많고 시간 많은 마흔다섯의 돌싱 일 년 차.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만 같은 그는, 여전히 사랑을 갈구한다.
조형우 (김성오) 43세. 경자 남편이자, 성인영화감독.
속으로 생각하는 감정이 겉에서 훤히 다 보이는 퓨어남, 조형우. 감성적이고 섬세한데 겁도 많고 소심해서, 물어보지 않아도 A형인 줄 알겠는, 트리플 A형의 표본이라 할 수 있겠다. 온몸과 머릿결에서 비누향이 솔솔 풍기고, 아들의 옷을 빌려 입어도 적당하게 맞는 훤칠한 중년이지만, 자책과 주책을 번갈아 가며 끝도 없이 신세 한탄만 하는 찌질이 남편이자 철없는 아빠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경자와 결혼한 것"이라고 말하며, 경자를 보스처럼 형님처럼 그리고 엄마처럼 모시고 살며 그녀에게 순종하고 복종한다. 형우는 이름만 대면 모우가 알고 인정하는 영화감독이 되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영화로 IPTV 에로영화를 선택한 탓에, 주구장창 에로영화만 찍었고, 현재는 성인 영화계의 봉준호로 정평이 나있다. 중년이지만 꿈꾼다. 중년이라서 지킨다. 그런데, 꿈도 가족도, 형우가 지킬 시간을 주지 않는다.
박춘복 (정석용) 47세. 은실 남편이자, 보험회사 직원 및 외제차 딜러.
뭐가 그리 좋은지 매사 허허실실 배시시 한 남자, 박춘복. 상사의 면박에도, 거래처의 불평에도, 아내의 타박에도, 새파랗게 어린 고객의 갑질에도 얼굴 한번 붉히지 않는 천성적이 착하고 여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빈대 붙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그의 회로는 오로지 기승전 돈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 쥐꼬리만도 못한 강사 월급에 그가 출간한 시집의 인세로는 한 달 분유 값도 부족했다. 결국 늦은 나이에 보험회사에 취직했고 가족을 부양키 위해 남들보다 세 배는 열심히 일했다. 가족을 위해 죽어라 돈만 벌었는데, 철없는 아내와 가끔 보는 딸내미는 아빠를 돈 버는 기계쯤으로 취급한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춘복의 건강에 이상신호가 발견된다. 하지만, 축 쳐져 있을 시간은 없다. 자기만 보고 있는 아내와 딸을 위해 얼른 털고 일어서야 한다.
천만식 (김원해) 45세. 명숙 남편이자, 시청 세금징수과 공무원.
상하좌우에 앞뒤까지 꽉 막힌 고리타분한 남자, 천만식. 가정에 충실하고 일 밖에 모르는 근면 성실한 이 남자는 쳇바퀴 돌 듯 재미없게 일상을 살아가는 이 시대 대표 가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친구들과 모여 소소하게 나누는 대화가 그의 삶에 유일한 낙일 정도로 소박하고 정직한 바른생활 사나이. 썰렁한 아재 개그로 친구들에게 욕을 한 바가지 먹어도, 그런 친구들과의 모임이 만식에게는 최고의 위안이자 최고의 위로였다.
아내 명숙과는 선으로 만나 일 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만식은 안정된 가정 안에서 그럭저럭 행복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딸내미가 유학을 가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아내는 점차 남편한테 의지하기 시작했다. 만식이 야근으로 늦는 날이면 명숙은 갱년기를 이유로 온갖 바가지에 짜증을 쏟아냈고, 만식은 점점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졌다. 직장에서 치이고 집안에서 눌리며 진한 허무함이 물려왔다. 바르게만 살아온 그의 삶에도 탈출구가 필요했다.
강경자 (김혜은) 50세. 형우 아내이며, 고급 바 운영.
불같은 성격에 괄괄한 센 언니처럼 보일지 모르나, 정 많고 속 깊고 의리 넘치는 참 괜찮은 여자, 강경자. 전직 에로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늘 그녀를 괴롭히지만, 신경 안 쓰려 노력한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기죽어 살 필요 뭐 있나. 시련을 겪으면 악해지는 사람이 있고 깊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후자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매력적인 그녀는 배우가 되겠다며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상경했다. 그녀는 에로영화 주인공 역할을 제안받았고, 전라노출에 망설였지만, 결국 돈의 유혹 앞에서 그녀는 무너졌다. 그 후 상업영화계에선 에로배우로 낙인찍힌 그녀를 기피했고, 그녀도 에로영화를 기피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판을 떠났다. 지욱이 자신보다 형우를 더 의지하니, 거짓말도 이마에 거짓말이라고 써붙이고 하는 순진한 사람이니. 원수 같은 남편이라도 그녀는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유은실 (이인혜) 35세. 춘복 아내이자, 주부.
섹시함과 귀여움을 겸비한 비글녀. 한없이 발랄하고 애교 넘치는 어린 신부. 꾸미고 나가면 여전히 처녀인 줄 알고 대시하는 남자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뭇남성들의 관심을 은근히 즐기며 좋아한다. 원하는 바를 얻어야 할 때 나오는 눈웃음은 그녀의 필살기다. 다소 과한 여우 짓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르게도 하지만 금방 알아채고 살살 꼬리를 내린다. 철없긴 하지만 눈치도 빠르고 영리하다. 싹싹한 성격으로 남편 모임 사람들과는 두루두루 친하지만 특히 경자를 친언니처럼 좋아하며 잘 따른다.
아이가 생기자 남편은 문화 센터를 관두고 취직에 매달렸다. 몇 달을 고전하나 싶더니 간신히 보험회사 영업직으로 입사한 남편. 젊은 사원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남편은 남들보다 열 배는 더 열심히 일했다. 처음엔 그런 남편에게 더없이 고맙고 미안했다. 하지만 일을 핑계로 점점 남편의 귀가가 늦어지고 자연스레 주말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점점 그녀는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혼자 모든 육아를 책임지다 보니 괜한 짜증이 몰려왔다.
지명숙 (김지영) 45세. 만식 아내이자, 주부.
수수하고 수더분한 외모로 얌전하고 조용한 여자, 지명숙. 튀는 걸 싫어하지만 할 말은 하는 똑 부러진 성격이기도 하다. 남편인 만식과는 대학 졸업 후 선으로 만나 결혼했다. 뜨거운 사랑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운 남편이 그녀는 좋았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맞벌이로 늘 혼자 지내야 했던 기억에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만 전념한다.
딸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유학을 원했고, 빠듯한 살림에 매달 유학비를 보내려니 만식의 얼굴만 보면 돈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유학비라도 벌 겸 재취업을 노렸지만 결혼 후 경단녀가 되어버린 그녀가 갈 만한 직장은 찾기 힘들었다. 결국 집에서 살림이나 잘하자 싶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남편의 짜증이 잦아졌다.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갱년기인 그녀도 힘든 건 마찬가지. 결국 남편과의 관계를 회복키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아볼까 정해네 병원을 기웃거릴 즈음 사고가 발생한다.
백해숙 (한다감) 45세. 5인방의 첫사랑이며 호프집 운영.
대학시절 오드리 헵번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예쁘고 청순했다. 성격까지 밝고 쾌활해 남학생들 사이에서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몰랐다. 궁철, 재훈, 형우, 만식, 춘복, 정해와는 같은 연극 동아리 출신으로 우정을 다진 사이다. 남자 5인방 모두 그녀를 흠모했고 그녀와 같은 동아리라는 사실을 행운이라 여기며 뿌듯해했다.
그런데 그녀가 어느 날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그녀와의 염문설이 나돌던 교수의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다. 그녀가 사라지자 소문은 파도를 타고 전교를 휩쓸었다. 해숙의 임신을 의심했고 심지어 해숙이 교수를 죽였다는 설까지 나돌았다. 그녀를 흠모하던 남학생들은 전부 멘붕에 빠졌고, 충격으로 어떤 남학생은 스님이 됐다더라. 군대에 뼈를 묻었다더라. 등등 숱한 비화를 남겼다. 그런데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던 그녀가 20년 만에 4인방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주강산 (이태환) 29세. 골프 강사.
한때 부유한 집 도련님이었던 적도 있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배웠었고, 천부적인 재능까지 있어 "그대로만, 잘"자라주었다면 대한민국 대표로 이름을 날릴 수도 있을만한 인재였다. 하지만 중학생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온 가족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강산이가 살아왔던 세상이 전부 뒤집어졌다.
보유권으로 가기도 민망한 나이에 보육원 생활을 시작했고, 그래서 더욱 정응을 할 수가 없었다. 보육원을 후원하던 어떤 남성이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골프선수로 키워주겠다며 그를 입양했다. 강산의 양아버지는 대회를 유치할 만큼 큰 규모의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대표이자 세미프로 선수였다. 그는 강산을 자신의 골프클럽 간판으로 키우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먹고 자고, 쉬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박탈한 채 폭력과 갖은 학대로 강산을 몰아세웠다. 그래도 강산은 그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었다. 방식이야 어쨌든 아들 잘 되라고 그러는 거라, 그렇게 믿어 있을 때 까진..
그게 아니란 걸 알았던 순간, 자신이 어떻게 이용당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던 순간, 강산은 자신을 놓아버렸다. 술과 도박에 빠졌고, 단역배우든, 골프강사든, 사기든, 근근이 벌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하면서도, 도박장을 전전하느라 사채 빚은 계속 늘어갔다. 그런 그에게 아주 구미 당기는 일거리가 들어오는데, 거액의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가 놓칠 리 만무하다.
강지욱 (연제형) 25세. 경자 아들& 형우 의붓아들. 프로골프선수.
키 크고 잘 생긴 데다, 성격도 쾌활하고 넉살도 좋다. 물정 모르는 곱상한 마마보이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가정사가 있어서 인지 깊이도 있고 배려심도 강하다. 질풍노도의 시절, 아주 잠깐 에로배우였던 엄마를 원망하며 엇나간 적도 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당당하고 프로페셔널한 엄마를 지금은 누구보다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표현은 잘 못한다.
새 아빠인 형우는 지욱에게 아빠라기보단 형 같은 존재다. 잘생긴 얼굴에 성격까지 좋아 여자들은 항상 다가오는데, 정작 본인은 여자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운동 선배인 강산의 소개로 애라를 만났다. 지금은 여자보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고, 평소 강산 선배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서 몇 번이고 거절했는데, 강제로 애라를 만난 순간 호감이 생겨버렸다. 예쁜데, 당차고, 발랄한 데다 불같은 성격까지. 딱 누구처럼 마음에 속 드는데, 들여다볼수록 자꾸만 그녀의 상처가 보인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쓰이고, 그녀의 손을 잡고 싶어 진다.
나애라 (김지성) 26세. 지욱 여자 친구이자 대학생이며, 성인영화배우.
매사 거침이 없고 직설적이다. 뒤끝 없고 화끈하며 나름의 정의감도 있다. 경자의 리틀 버전이랄까. 에로배우임을 부끄럽게 생각해 본 적 없다. 물론 먼저 자신의 직업을 밝히진 않지만 굳이 숨기지도 않는다. 도둑질만 아니면 됐지 먹고사는데 부끄러운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에 누구를 만나든 당당하다.
그런데, 지욱에게만은 이 일이 부끄럽다. 부끄러워 죽겠는데 괜찮다며 다가오는 지욱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러던 어느 날, 지욱의 아버지라고 소개받은 사람이 그녀가 출연한 에러 영화의 감독 조형우라니!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으로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이 생긴 20년 지기 친구들과 그 부부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은 2020.7.10부터 방영 예정인 금요일, 토요일 드라마다.
제목에서부터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단 것을 알 수 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동시에 부부의 이야기와 친구의 죽음이란 무거운 소재가 포인트가 될듯하다. 공개된 티저 예고편을 통해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으로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 소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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