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밤
Forgotten
개봉일: 2017.11.29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러닝타임: 109분
감독: 장항준
출연배우: 강하늘, 김무열, 문성근, 나영희, 이나라, 조한나 등등
줄거리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 형 유석. 동생 진석은 형이 납치된 후 매일 밤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불안해한다. 납치된 지 19일째 되는 날 돌아온 유석은 그동안의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아온 뒤로 어딘가 변해버린 유석을 의심하던 진석은 매일 밤 사라지는 형을 좇던 중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두 남자의 엇갈린 기억 속 감춰진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아야만 한다!
영화 <기억의 밤>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의 9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이며,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극본을 맡은 김은희 작가의 배우자로 더 알려진 장항준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새 집으로 이사를 오지만 진석에겐 새 집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이삿짐을 나르던 남자가 진석에게 한 질문은 무언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단 것을 직감하게 되고, 새 집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하는 방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 방안에서는 알 수 없는 소리까지 들려오는 것 같다.
영화 <기억의 밤>은 한 가족에게 무언가 비밀이 있음을 영화 초반 전개에서 알 수 있듯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영화는 시청자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고 있는데, 납치당했던 유석이 19일 만에 다시 나타났기 때문에 그 궁금증은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영화 <기억의 밤>은 서로의 기억을 둘러싼 진실과 거짓, 그리고 의심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 가족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싶을 정도로 신선한 설정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맞게, 영화는 어두운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기에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는데, 장항준 감독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연출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많고, 동생의 시선에서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보는 시청자도 함께 의심하게 되며 점점 몰입하고 있었다. 형의 이상한 행동, 가족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알 수 없는 분위기,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긴장감 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뛰어났던 초반부와 드리게 모든 게 갑자기 증발하고 루즈해지는 중후반부터는 아쉬움이 남는데, 초반 진석이 악몽과 환각을 경험하고 알 수 없는 사건을 겪는 것이 메인 스토리보다 낫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도 강하늘과 김무열의 연기는 시청자를 놀라게 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이들의 연기는 돋보였다.
극에 몰입할 수 있던 것은 서로 다른 비밀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기억에 문제가 있는지 싶을 정도의 의문이 들 정도로 캐릭터 소화력이 완벽에 가까웠는데, 시청자 입장에선 두 배우의 연기 때문에 혼란스럽기까지 했다. 혼란을 표현하는 강하늘의 연기는 당연히 훌륭했고, 계속 악몽을 꿀 정도로 신경쇠약을 겪고,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 중 어떤 게 진실인지 명확하지 않은 캐릭터를 리얼하게 연기했다.
거기에 강하늘의 시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부분도 날카롭고, 김무열은 상황이 밝혀지면서 보여주는 모습도 인상 깊다. 동생을 위협하는 형의 모습은 긴장감을 선사했고, 의외의 모습까지도 어색하지 않았으며, 그의 연기는 캐릭터에 너무 잘 어울린다고 느껴질 만큼 완벽했다.
영화 <기억의 밤>은 초반 시청자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며 몰입하게 만들었지만,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면서 영화는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고, 초반 궁금했던 이유를 다 말해주다 보니 "뭐야? 별거 아니었네"란 생각이 들면서 기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빨리 궁금증을 풀어준 게 아닌가 싶다.
다만, 너무나도 친절한 설명과 작위적인 인물 관계 때문에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스릴러의 매력이 사라지는데, 전반부만 보면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정성을 들였음에도 중반에서부턴 그렇게 몰입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친절한 설명과 인물 간의 지나친 우연과 필연 때문에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거나 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어려웠고, 그로 인해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왜?"라는 생각만 들게 했다.
어느 정도 여운을 남겨줬다면, 조금은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그럼에도 영화 <기억의 밤>은 나름 흥미진진하게 시청할 수 있었고, 미스터리 장르에 어려움을 느끼고, 깔끔하게 모든 것을 알켜 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기억의 밤>은 어렵지 않게 시청할 수 있는 영화다. 초반 긴장감을 유발하며 뒤로 갈수록 힘 빠지는 전개는 아쉬웠지만, 별생각 없이 시청하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머리 아플 일 없기 때문에! 더 좋았다.
영화 <기억의 밤>은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이상으로 영화 <기억의 밤>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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