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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

영화 비바리움 제시 아이젠버그

by MC_W 202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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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움

Vivarium

개봉일: 2020.07.16

장르: SF, 미스터리, 공포

러닝타임: 98분

감독: 로르칸 피네간

출연배우: 이모겐 푸츠, 제시 아이젠버그, 몰리 맥캔, 조나단 아리스, 대니엘 라이언, 세넌 제닝스, 엔나 하드윅, 올가 웨얼리


출처: 다음 영화 비바리움 

줄거리


함께 살 곳을 찾던 톰과 젬마. 중개인으로부터 "욘더"라는 독특한 마을의 9호 집을 소개받는다.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즐비한 곳에 알 수 없는 기묘함에 사로잡힌 순간, 중개인은 사라져 버린다. 어떤 방향으로 향해도 집 앞에 다다르는 이곳에서 우리의 선택은 없다, 오직 살아갈 뿐!


영화 <비바리움>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인데, 철학적이며 객관적으로 연출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고,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면 <비바리움>은 시청하지 않는 편이 좋다.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VOD에서 어쩌다 예고편 10초 정도 보았고, 그렇게 무슨 영화인가 하는 마음에 시청했는데, 나에게는 너무 안 맞는 영화였다.


출처: 다음 영화 비바리움 


영화 <비바리움>의 시작은 둥지에서 새가 태어나고, 배가 고픈 새끼는 먹이를 달라고 울부 잊는 새에게 어미가 먹이를 가져다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새는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부모를 떠나게 되는데, <비바리움>을 연출한 로르칸 피네건 감독이 이 작품을 전달하려 하는 메시지를 함축해놓은 것 같다. 98분 동안 시청한 영화는 너무 느리게 가는듯했고, 결제는 했으니 끝은 봐야지 하는 심정으로 영화를 끝까지 시청했다. 결국 끝까지 시청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오프닝 장면을 다시 시청하고 조금은 이해했다.

 

 

영화 <비바리움>은 여러 공간에서 이뤄지는 장면들은 없고,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그려나가는 이야기이며, 인간의 반복적인 굴레에 갇힌 사회를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진 톤 다운된 그린색의 주택과 너무 구름 같은 구름들이 하늘에 대조가 인상 깊은 미장센을 보여주긴 한다.

 

영화 <비바리움>은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와 네덜란드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현실주의 예술을 영화 속 비현실적인 공간 "욘더"에 녹여냈다. 하지만 <비바리움>을 시청했다면 이 영화가 생각보다 친절하지 못한 영화라고 느끼는 시청자도 있을 거다. 내가 그렇듯이 말이다. 상대방을 따라 하는 말과 이상한 목소리를 지닌 아이의 정체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설명해주지 않고, 예고편,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그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처: 다음 영화 비바리움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야


오프닝에서 새끼 새 두 마리가 떨어져 죽게 되는데, 결국 떨어져 죽게 된 새끼 두 마리의 운명은 주인공 커플이 된다. 톰은 빠져나갈 수 없는 욘더의 집 9호를 탈출하기 위해 매일마다 땅을 파다 결국 죽게 되고, 어미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듯, 젬마는 주어진 공간에서 나름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며 나름 양심 있게 키워나가다 결국 죽게 된다. 

 

영화를 시청하는 동안 계속해서 "도대체 이건 무슨 내용이야?"라고 생각할 때쯤, 톰이 죽어갈 때 젬마는 아이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지만 아이는 "곧 풀려날 때가 되었나 보네"라고 말하는데, 그때 9호 집에서 탈출이란 죽음이란 사실이 밝혀진다. 톰과 젬마 이전에도 다른 희생자가 있었고, 톰이 매일같이 파던 땅은 결국 탈출구가 아니고 시체였다. 결국 그렇게 톰이 매일같이 팠던 땅에 톰과 젬마가 묻히게 된다. 

 

 

 <비바리움>이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물이나 식물을 가두어 사육하는 공간이다. 이렇게 제목을 <비바리움>으로 선택한 감독은 단편 시절부터 관심 있던 미스터리 공포 장르와 독특한 미장센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고, 집이란 한 정도니 공간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구성된 형태가 단순하지만, 수수께끼 같은 미스터리하게 끌어가는 분위기가 있다.


출처: 다음 영화 비바리움 


미장센이 힘이 많이 주고 있기에 돋보이지만 답답한 느낌을 들게 했고, 비슷하고 정제된 패턴들이 많다. 그만큼 인공적인 느낌이 가득했고, 장르가 SF로 붙은 것 답지 않게 미국의 50년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당시 바보상자로 대변되던 TV처럼 아날로그적은 코드가 가득했다. 미장센에 힘을 많이 주고 있지만 이 부분보다 더 신경 쓴 부분은 다름 아닌 캐릭터들의 내면이다.

 

 

캐릭터들이 점점 변해가는 과정의 상태를 표현하는데 많은 부분을 신경 쓴 게 보이는데,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상징물로 치환했다. 담배와 사다리, 구름, 땅파기, 쫓기, 비명 지르기 등 강렬한 상태를 반영하는 행동들로 만들었고,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도록 단순화시켰다. 이해가 안 된다면 <비바리움> 오프닝을 생각하자. 무슨 내용인지 이해 못해도 오프닝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출처: 다음 영화 비바리움 


다만 빨리 의미들을 파악할수록 예측할 수 있는 전개와 스토리 외형이 느껴질 거고, 스토리의 한계가 빨리 찾아올 것이다. 감독은 그 이상으로 과감하게 전개시키지 못했는데, 반복된 패턴 안으로 한계를 넘어서야 찾아오는 지점들을 포기한 듯하다. 

 

톰과 젬마는 9호 집에 갇힌 채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벗어날 수 없고, 상황에 대한 회피, 분노, 좌절 등 평범한 인간이 점점 무너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는데, 아이는 아기가 소년이 됐던 시점에서부터 어느 정도 이 소년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부동산 중개인을 생각하자. 

 

매일같이 땅을 파던 톰은 전형적인 직장의 남편의 모습이었고, 아이 양육에 신경을 쓰고 있던 젬마는 전형적인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적인 공간 "욘더"마을의 이상적인 가족이 획일화되고 기계적인 남녀의 생활관을 "이상적인"삶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상적인 삶은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적인 삶이었다.


출처: 다음 영화 비바리움 


영화 <비바리움>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했던 중산층의 타운이 결국 금융위기로 공포의 존재가 되고, 빛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떻게 해석할지는 각자의 느낌일 것이다. 공포라는 존재나 대상이 자신에게 해당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공포감.

 

자신의 실험의 대상이 되었음을 뒤늦게 알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오싹함은 확실히 1차원적인 공포보단 더 큰 공포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고, 빠져나갈 수 없는 "욘더"마을에 갇혀 버렸다는 사실에서 느껴지는 공포감이 더해지며 그들을 가둬놓은 존재도 알지 못했을 때 느껴지는 공포감을 영화 <비바리움>은 보여주고 있다. 잔인하게 살인하는 공포가 아닌, 색다른 공포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이상으로 영화 <비바리움>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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