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Hwayi: A Monster Boy
개봉일: 2013.10.09
장르: 액션, 스릴러
러닝타임: 125분
감독: 장준환
출연배우: 김윤석, 여진구, 조진웅,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 임지은, 김영민, 남지현, 서영화, 유연석 등등
줄거리
5명의 범죄자를 아버지로 둔 소년 "화이" 냉혹한 카리스마의 리더 "석태", 운전전문 말더듬이 "기태", 이성적 설계자 "진성", 총기전문 저격수 "범수", 냉혈한 행동파 "동범"까지. 화이는 학교 대신 5명의 아버지들이 지닌 기술을 배우며 남들과 다르게 자라왔지만, 자신의 과거를 모른 채 순응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화이가 아버지들만큼 강해지기를 바라는 리더 석태는 어느 날 범죄 현장으로 화이를 이끌고... 한 발의 총성이 울러 퍼진 그 날 이후.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게 된 화이와 그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은, 영화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연출한 두 번째 작품이다. 당시 한국 영화계의 특성상 첫 작품이 흥행에 실패한 감독이 차기작을 찍기란 쉽지 않았지만, 장준환 감독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흥행면에서도 실패했지만 평론가와 마니아들에게는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기에 차기작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납치한 아이를 키우는 5명의 범죄자 아버지란 설정은 강한 편이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 주위 환경이 얼마 큼이나 중요한지를 여러 작품들을 통해 봐 왔는데, 이런 부분에서 본다면 5명의 범죄자 아버지의 손에 자란 화이가 어떻게 성장할지는 예측 가능한 부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화이는 백지 같은 상태이면서 동시에 잔인한 면도 갖고 있던 아이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의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의 괴물의 의미는 "많은 것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나타난 것"이라 말했다. 자신이 가진 사악하고 폭력적인 본성, 생명을 죽이는 죄책감, 나무 밑에 갇혀 있는 동안 느낌 공포, 어린 시절 침대 위에 달려있던 모빌의 모습도 담겨 있다. 괴물은 뚜렷하게 무엇을 닮았다고 형언하기에는 어렵고, 복합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인간 내면에서 느끼는 복합적인 두려움이나 트라우마라고 보는 것이 맞다. "악"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하면 아귀가 맞지 않는다.
두려워하는 대상이 있을 때 그 대상 자체가 되면 된다는 극복 방식은 창작물에서 생각보다 자주 사용되는 요소다. 유명한 스릴러 영화들처럼 공포에 시달리던 주인공이 두려움을 이기지 못해 가면을 쓰거나, 천둥과 벼락이 무서워 스스로 천둥벼락이 되면 된다고 정신줄을 놓는 등 석태는 약했기 때문에 약해진 케이스다. 괴물이 불러오는 공포와 두려움에 굴복해 결국 본인이 그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렇게 두려움의 대상 그 자체가 된다는 의식의 발현은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장치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주제화시켜 극의 중심부에 놓고 석태를 그 대변자로 삼고 있고, 화이라는 안티테제를 주인공으로 이를 정면에서 박살 내는 구조를 보여줬다. 실제로 석태를 연기한 배우 김윤석은 인터뷰에서 석태와 화이가 괴물을 본 이유가 너무 순수해서 그렇다고 말했고, 순수한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으로 괴물이든 상상 친구든 가상의 존재를 창조해 마치 실제처럼 여기듯, 석태와 화이도 그런 경우라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석태가 화이를 기른 이유? 처음엔 임형택의 아이이기 때문에 그를 망치는 게 목적인 듯싶었지만, 화이가 자신의 청소년기처럼 괴물을 보는 아이임을 알고 이를 고치기 위해 죄악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기르게 된다. 석태는 괴물을 볼 수 있는 다른 존재인 화이를 자신과 동일시했고, 이는 영화 후반부 "난 너 하나만 있으면 돼"라는 대사와 석태가 공장에서 총상을 입은 부분이 화이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복부라는 점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석태가 임형택에게 가진 콤플렉스에 주목해볼 수도 있는데, 석태에게 임형택은 이해할 수 없는 혐오의 괴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되고 싶은 존재이지만 그렇게 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그 존재의 피붙이를 자신이 키움으로 그와 같은 존재에 가까워지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 장준환 감독은 "석태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지 않나요?"라는 식의, 그런 일면도 있음도 긍정하지만 해석은 보는 사람마다 알아서 라는 식의 의사를 보였다.
그리고 영주가 석태에게 "너도 실은 무서워서 그런 거잖아". 형택과 화이가 당신과 다르니까 그게 무서워서 집착하는 거잖아"라는 부분과 굳이 석태가 화이에게 "네가 얼마나 더러워졌는데"라면서 두 번씩이나 더러워졌단 걸 강조하거나 화이를 어린 시절부터 괴물이 보인다는데도 무시하고 지하실에 가둬 놔 증세를 더 악화시키는 걸 보면 내심 올바르게 살아가는 형택과 화이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자신은 괴물이니까 사람을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정당화시켰지만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올바르게 살아가며,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선한 인간들을 보면서 괴물을 보는 듯한 두려움을 느껴 그들도 자신처럼 괴물이 될 수 있단 것을 확인해 자신도 그들과 동등하단 것을 반응함으로 내면적인 안심을 얻으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쿠키 영상의 의미? 전 회장이 죽기 전에 괴물을 보고 화이의 총에 맞는다는 장면만 보면, 화이가 또 다른 괴물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쿠키영상을 통해 화이가 임형택 사살 이전처럼 따뜻한 아이로 돌아왔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고, 스탭 롤에 나오는 화이의 스케치북에는 5명의 아버지와 행복하게 놀고 있는 화이의 모습이 담겨있고, 석태와 다르게 영주를 감금하지 않고 병원에서 요양시켜 주는 점과 영주에게 가져간 선물이 한라봉이란점에서 화이가 살인 기술을 익혀 괴물을 삼켰지만 내면은 선한 인간을 유지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장준화 감독의 영화답게,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잔혹한 묘사가 많다. 영화 <관상>과 더불어 2013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기에 어느 정도의 관객 동원은 예상되었지만, 큰 흥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개봉일에 36만 명을 동원하고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오프닝 성적 신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개봉 후 잔인하단 입소문과 함께 호불호가 많이 갈리며 관객 평점이 낮아졌다.
대중성에서 완벽한 작품이라고는 볼 수는 없지만, 주조연들의 연기가 탄탄하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주제의식 및 충실하며 입체적인 시나리오 등 여러모로 잘 만든 수작이다. 평론가들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많이 언급하며 화이의 복수와 성장에 대해 주목해다.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는
"왓챠" 및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이상으로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리뷰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