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필드 10번지
10 Cloverfield Lane
개봉일: 2016.04.07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러닝타임: 103분
감독: 댄 트라첸버그
출연배우: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존 굿맨, 존 갤러거 주니어, 브래들리 쿠퍼(목소리) 등등
줄거리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알 수 없는 공간에서 깨어난 미셸. 그녀에게 자신이 그녀를 구해줬다고 주장하는 하워드는 지구가 오염되었고 이 곳 만이 유일한 안전지대이며 절대로 문 밖을 나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런 하워드를 구원자로 여기며 따르는 에밋은 아무런 의심 없이 의문의 공간 속에 자발적으로 갇혀 있는데.. 이 집 밖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하워드의 말대로 정말 세상은 살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일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J.J 에이브럼스가 제작한 <클로버필드>의 후속작이지만 같은 세계관만 공유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스핀오프 작품에 가깝다. 댄 트라첸버그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장연 연출에 데뷔했다.
우선 <클로버필드 10번지>를 시청할 예정이라면 더 읽지 말고 영화를 시청하기 바란다. 그만큼 정보 없이 영화를 시청하는 게 더 재미있고 더 즐길 수 있다. 특히나 예고편은 더더욱 시청하지 말자. 영화의 핵심이 다 나오기 때문인데, 예고편 만든 놈이 도대체 누구인지 욕해주고 싶을 만큼 다 나온다.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영화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도 혼란을 줄 만큼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미셸은 남자 친구 벤과의 불화로 집을 떠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깨어나 보니 어딘지 모를 방 안에서 깨어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미셸은 알 수 없는 곳에서 깨어나고, 자신이 겪고 있는 상황을 의심하며 바깥세상에 대한 이야기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본인 스스로의 내적 갈등과 인물들의 외적 갈등을 담고 있고, 벙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기에 밀실이란 한정적인 공간이 주는 공포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시청하던 나도 "과연 밖은 안전하지 않은 것인가?"란 의심을 하게 되는데, 밀실이란 공간과 바깥의 상황은 전혀 보여주지 않으며 시청자도 같이 의심하게 되면서 점점 영화에 몰입되고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했던 미셸과 그녀를 구했다고 말한 하워드와 하워드를 믿고 벙커에 직접 들어가기 위해 다쳤다고 말하는 에밋.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미셸의 시선을 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는 2008년 개봉한 <클로버필드>와 관련이 없고, 반전이 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SF보다는 스릴러에 가깝다. 앞서 말했듯 벙커에서 진행되는 내용이다 보니 영화의 스케일이 작고 답답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그 장르 안에서 도망칠 수 없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심리싸움과 바깥의 상황에 대한 미스터리가 절묘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여러 떡밥들이 나오지만 그것에 대한 정확한 답은 보여주지 않고, 어디까지나 시청자들과 주인공의 추측으로 단정 지어지는데 잘못하면 <클로버필드 10번지>는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 작품은 그런 떡밥들을 잘 활용해 긴장감을 극으로 끌어올려주고 있었다.
<클로버필드 10번지>를 시청했던 시청자라면 영화를 보는 동안 미셸과 마찬가지로 계속 의심하고 긴장하면서 엔딩으로 갔을 때의 허무한 감정이 같이 오지 않았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 모든 상황들이 의심하면서 시청하다 보니 영화의 엔딩이 허무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상황에 대한 의문과 미셸의 시선에서 하워드와 에밋에 대한 경계와 의심하게 되면서 전혀 예상하지 않은 결말은 너무 허무했다.
포스터 문구에서 볼 수 있는 "놈들은 항상 예상 밖의 모습으로 찾아온다"라는 문구는 떡밥이다. 놈은 벙커 밖의 괴물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중적인 의미로 괴물이 아니라 벙커 내에 있던 사이코 살인마인 하워드를 의미하기도 하고, 형식은 괴물이 아닌 사람의 형태로 찾아온다는 것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하워드는 위성 관련 근무 중 외계 함선의 존재와 공격이 임박했단 사실을 알아차리고 계속 딸에게 대피소로 와 달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 극 중 실종되었다는 여자가 2년 전에 실종된 것을 보면 대피소는 최소 외계 공격 2년 이전에 만들었고, 외계 공격 이전에 딸이 살아 있던 동안에도 다른 여자를 대피소로 납치 감금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중반 대피소 내부의 라디오는 먹통이었지만, 결말 부분에서 라디오가 작동하지만 라이도 방송은 외계인의 허위 정보라는 추측도 있고, 실제 인간의 방송이란 추측도 있다.
영화 <클로버필드 10번지>의 플롯은 굉장히 단순하고, 배우는 세 명밖에 안되고, 촬영은 대부분 세트장에서 진행했다. 메시지도 명확한데, 제작비 대비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이다. 순 제작비가 1,500만 달러의 저예산 작품이지만 제작비의 10배 가까운 수익을 벌어들이며 대성공한 작품이다.
개봉 전 정보가 없다 보니 팬들은 그저 기다렸는데, 평단의 평가는 좋은 편이며, 로튼토마토 지수에서 92%의 신선함 마크를 획득하며 이후 로튼토마토 지수 90%까지 조금 떨어졌지만 평이 좋은 작품이다. 마지막 엔딩이 허무함이 확 올지도 모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만큼은 매우 긴장감 넘치는 영화였다.
벙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의심과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 작품이며, 시청자도 함께 의심하며 긴장할 수 있던 부분은 매우 훌륭했다. 비좁지 않지만,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공간에서 모든 것들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살기 위해 경계하는 모습은 시청자도 함께 긴장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흠칫할만한 장면 없이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매우 대단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며, 세 배우의 연기를 통해 그려지고 있는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내용은 직접 확인해보자. 가볍게 시청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몰입도 최고의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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