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EXIT
개봉일: 2019.07.31
장르: 코미디, 액션, 재난
러닝타임: 103분
감독: 이상근
출연배우: 조정석, 윤아,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강기영, 김종구, 김병순, 김강훈, 탁트인, 이동휘, 배해선 등등
줄거리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엎여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영화 <엑시트>는 개봉 전에 양산형 B급 코미디물처럼 비쳤기에 기대치가 낮았던 영화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영화는 낮았던 기대와는 다르게 관객평이 좋은 영화다. 어쭙잖은 신파 코드를 배제하며 재난 액션 영화로써 재미와 긴장감을 확실히 잡고, 코미디, 풍자 요소, 메시지, 감동 코드 역시 자연스럽게 녹아내어 가볍게 시청하기에 아주 좋은 영화다.
<엑시트> 어떤 영화인가?
영화 <엑시트>는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재난영화들이 있었지만, 이 영화만이 보여주는 재난 상황들과 그로 인해 달릴 수밖에 없는 용남과 의주의 현실이 웃픈 게 매력적인 영화다. 포스터를 통해 볼 수 있던 짠내 폭발 콤비, 진짜 재난을 만나다!!라고 소개되고 있는 <엑시트>는 살기 위해 계속 뛸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안타까운 상황들이 웃기게 그려내고 있으며, 재난으로 인해 이들이 겪는 재난상황에서 긴장감을 베이스로 웃게 만드는 가볍게 즐기고, 웃을 수 있는 영화다.
<부산행>, <해운대>, <백두산>, <터널> 등과 같은, 다른 한국 재난 영화와는 결이 다르고, 진지하려다가도 가족이나 연인의 등장으로 눈물을 쏙 뽑아내는 전개들의 영화들이 많지만 <엑시트>는 그와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영화다. 산악 동아리 시절 습득한 스킬을 선보이며 주인공들의 아슬아슬, 아찔한 상황들을 통해 긴장감을 선사하며, 그들이 살고 싶기에 뛰는 상황들을 통해 겪는 일들은 웃음을 불러일으켰다.
테러로 인해 재난을 마주한 두 남녀의 탈출극
장가 못 갔고요. 취업 준비 중입니다. 한 잔 드릴게요. 용남(조정석)은 대학교 때까지만 해도 산악 동아리 에이스였지만 졸업 후 장기간 백수생활로 누나에게 구박받고 조카에게 무시당하고 철없는 사촌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는 취준생이다. 그럼에도 백수생활을 하는 동안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단련했기에 체격은 에이스 시절만큼 건재하고, 특히나 철봉 쪽으로는 달인의 경지다.
나 부점장이야! 의주(임윤아)는 용남의 동아리 후배이며, 그 시절 용남에게 고백을 받았지만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거절했던 사이다. 하지만 다시 만났음에도 용남을 자연스럽게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는 걸 보면 나름 친했던 사이드로 보인다. 용남과는 다르게 금방 취업해 연회장 부점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정황상 취업 준비 중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 취업이 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말뚝 받은듯하다.
"앤서 화학"의 공동 창업주였던 양일호는 퇴사한 후 회사와 대형 특허 소송을 겪고 패소를 하자 복수심에 눈이 멀어 앤서 화학 사옥 앞에서 자신이 개발한 특수화학물질로 자살 가스테러를 저지른 테러범이다. 그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을 다치거나 죽게 만든 테러범이다.
용남 혼자 재난상황을 마주 하지 않고, 같은 동아리 출신의 에이스였던 의주가 연회장의 직원으로 있었기 때문에 함께 탈출 준비를 해나간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몸을 날려 가족을 구하려고 애쓰고, 의주는 위기 상황에서 순발력을 폼 함해 두뇌를 쓰는 모습을 보인다. 합을 맞춰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감동을 줄 수 있는 타이밍에도 웃을 수 있도록 그려내며, 영화는 유쾌하게 그려나간다.
영화 <엑시트>가 가장 호평받는 이유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와 설정들을 전개에 기발하게 활용한 부분인데, 위기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극복해 나가는 긴장감도 상당하다. 그리고 대한민국 사라이라면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풍자 요소들을 배치했고, 연기력에 대해선 검증된 조정석, 나름 준수한 연기력을 선보인 윤아.
액션 장면들 역시 무난하게 소화해낸 덕분에 현대사회 청춘 남녀의 애환을 잘 표현했고, 짠내 나는 고생 끝에 재난 속에서 살아남아 가족들과 재회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말 역시 억지스럽지 않고 감동적이게 연출했다.
영화 <엑시트>의 전개는 답답하거나 늘어지지 않기에 킬링타임용으로 즐기기 좋은 작품이며, 상황 설정은 시청자들이 납득 가능한 선에서 간략히 처리했다. 재난물에 등장하는 무능한 공무원이나 이기적인 캐릭터의 비중과 영향도 거의 없고, 드라마 부분은 영화 추반부에서만 다루고 있으며, 중반부터는 온전히 탈출 액션과 콤비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재난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 작위적인 답답함으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하는 부정적인 클리셰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도 <엑시트>의 특징이다. 현장에 있던 경찰과 소방관들도 무능하게 그려내지 않았고, 주인공들이 극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목숨보다 학생들 구조를 우선하는 이타적인 모습, 용남과 의주도 시민들이 그들을 돕기 위해 날려 보낸 드론들과 철저히 관리된 방독면, 안전그물 덕분에 살아난다.
<엑시트>는 재난상황에서도 추한 인간의 본능보다는 재난 속에서 더 빛나는 인간의 선의를 더 강조한 영화다.
재난 탈출 액션 <엑시트>
영화 <엑시트>의 단점은? 코미디를 지향하다 보니 영화를 관통하는 사건의 무게에 비해 영화의 분위기가 너무 가볍다는 점인데, 초반 이후로는 가스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길거리의 시체들도 없고, 중후반쯤에선 수천 명이 죽거나 죽고 있는 테러 사건이란 사실을 시청자들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몇몇 말이 안 되는 전개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는데, 모두 전개를 위해 개연성을 포기한 부분이다. 장점이 더 많기에 이런 단점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될지는 시청자들의 판단이다.
영화 <엑시트>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이상근 감독은 초반 가스를 마시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긴 했지만, 그들의 희생과 참상을 스펙터 글로 소비하는 데 불편을 느꼈고, 그런 신이 적재적소에 배치됐을 때 좋은 연출이 되는 영화도 있지만, "유머가 있는 <엑시트>에서는 그런 신이 몰입을 무너뜨리는 요소가 된다. 재난과 유머를 한 장르 안에 버무리기 위해서는 그 나머지를 확실히 줄여야 했다. 그래서 어느 지점 이후에는 거리에 널린 핸드백, 신발,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체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엑시트>는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이 주는 상황들이 유쾌하고 가볍게 즐기기 충분했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이들, 남녀노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리프레시 하기 충분한 영화 <엑시트>를 시청했음에도 다시 한번 시청했는데, 역시나 너무나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영화 <엑시트>는 "왓챠"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상으로 영화 <엑시트>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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