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그놈
개봉일: 2019.01.09
장르: 코미디
러닝타임: 122분
감독: 강효진
출연배우: 진영, 박성웅, 라미란, 이수민, 이준혁 등등
줄거리
옥상에서 떨어진 고등학생 동현(진영)이 길을 가던 엘리트 아재 판수(박성웅)를 덮치면서 제대로 바뀐다?! 게다가 판수는 동현의 몸으로 첫사랑 미선(라미란)과 존재도 몰랐던 딸 현정(이수민)을 만나게 되는데.. 대유잼의 향연, 넌 이미 웃고 있다!
엘리트 출신의 조폭 두목 판수는 숙원사업이었던 빌딩을 마무리짓고 자기가 옛날에 살던 곳으로 돌아와 첫사랑과 다녔던 분식집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장판수는 변해버린 라면 맛에 실망해 곧바로 계산을 하고 나온다. 판수 옆 테이블에는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뚱뚱한 고등학생 동현이 있었는데, 분식집 아줌마(김부선)가 고등학생은 그냥 보내주고 장판수에게 같이 계산을 하라고 억지를 부린다. 결국 5만 원을 낸 판수가 투덜거리는데, 분식집 아줌마는 대신 조만간 작은 선물을 해주겠다고 얘기한다. 그러고 나서 돌아가는 길, 판수는 선물이 아니라 사고를 당한다. 아까 분식집에서 나간 그 고등학생이 옥상 위에서 투신해 판수 머리 위로 떨어져 버렸다.
영화 <내 안의 그놈>을 연출한 강효진 감독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뒤에 몸이 바뀐 40대 아재와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효진 감독은 전작 <미스 와이프>에 이어 다시 한번 몸이 바뀌는 이야기를 또 한다.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이 교통사고를 당한 뒤 남편과 아이만 두고 있는 전업 주부로 한 달간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미스 와이프>에 이어 이번에는 기업형 조직의 사장 판수와 강한 식탐을 가진 고등학생 왕따 동현의 몸을 바꾼다. 옥상에서 추락하고 판수는 정신을 잃고 판수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내면은 그대로지만 외모는 의기소침하고 뚱뚱했던 고등학생 동현이 변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몸은 의식불명 상태로 병실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어떤 일이 일어난 지 직감하게 된다.
영혼이 바뀐다는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은 진부한 설정, 게다가 그 대상이 조폭과 고등학생이라니, 뻔한 설정의 코미디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런 일이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온전히 영화적인 설정으로 생각하고 따지진 말자. 그럴싸한 이유도 없고, 하지만 본 작품에서 초반 분식점 주인이 선물이라고 언급하는데 이런 캐릭터는 거리의 부랑자와 흡사한 느낌이다. 그리고 몸을 체인지하는 방식은 많은 작품들에서 이미 봤던 것과 유사하다. 흥미로운 설정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지만, 독창성 없는 이야기라 말하고 싶다.
무슨 일이 일어난 지 알 수 없고,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고, 일단 원인을 찾기 위해 동현이 다니던 학교에 등교한다. 몸이 바뀌기 전 동현은 일진들에게 빵셔틀이었고, 이때쯤이면 판수가 일진들을 참 교육해주는, 예상한 대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학교 폭력에 대응하는 방식이 눈에는 눈 같이 폭력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응징하는 장면은 사이다 같은 장면이다.
몸이 바뀌고 우현이 하굣길에 현정의 엄마 미선을 만나는데, 원래 동현은 현정과 친분이 있어 현정의 엄마와도 잘 아는 사이였고, 동현의 몸에 들어간 것을 깜빡 잊으 ㄴ판수는 미선이 자신의 옛사랑인 걸 알고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미선아 네가 왜 여깄어 라고 말했고, 이를 알 리 없는 미선은 갑자기 왜 반말이 나면서 때리고 쫓아낸다.
영화 <내 안의 그놈은> 판수와 동현 주위 사람들에게 비롯한 이야기와 많은 연결고리를 이루고 계속 상황이 벌어집니다. 아들 내부에 판수가 들어왔는지 모르는 동현의 아빠 종기(김광규)를 비롯해 외도한 판수의 아내가 몰래 꾸민 계략, 동현의 오랜 친구 현정과 그녀의 엄마 미선과 연결되는 판수의 과거, 과거에서 비롯해 동현과 마찬가지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던 현정을 돕게 되고, 그러면서도 조직 보스로서 판수의 역할을 하는 동현의 모습으로 주된 상황들을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많은 인물들과 연결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유려하진 않다. 위에서 말했듯 두 사람과 연결되는 많은 관계들에서 비롯한 상황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흐름이 중간중간 끊어지면서 부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도 있고 인물들 간의 관계 설정에서 급조되는 모습들이 보인다. 감정 표현함에 있어 깊이가 부족한 느낌이다. 후반부에 정신 차리고 내면의 고등학생을 품은 판수를 소극적인 모습은 다소 아쉽다.
그래도 나름 재밌게 즐길 수 있었던 <내 안의 그놈>은 진영 배우의 팬이라면 더 만족스럽게 보았을 듯싶다. 진영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고, 진영은 촬영 당시 초반 100KG이 넘는 뚱뚱한 김동현 역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1회당 500만 원을 들인 특수 분장을 했다. 이 때문에 휴대폰 안면인식 기능이 본인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감독이 고민하던 설정이었지만 스스로 하겠다고 도전하였으며, 겨울에 따뜻해서 좋았고, 다만 분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덕에 아침 7시에 촬영일 때에는 새벽 2시에 일어나 분장을 시작해야 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영화 <내 안의 그놈>은 2018년 초, 개봉을 위해 각종 배급사를 돌아다녔으나 뻔한 소재와 흥행 보증이 안 된 배우라는 이유로 수차례 거절당해 창고 영화가 되었고, 나중에 배급사를 만나 2019년 초에 개봉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흥행 변수가 있다. 한 유튜버가 올린 영상에 10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그 홍보효과 덕에 손익분기점 돌파에도 이 영상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설정에서 비롯해 풀어지는 이야기에선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잘 짜인 영화라고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시원시원한 장면들이 있었고, 유머 코드도 과하지 않고 적당했기 때문에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잡생각 없이 가볍게 즐기기 충분한 영화 <내 안의 그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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