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맨
Fist Man
개봉일: 2018.10.18
장르: SF, 드라마
러닝타임: 141분
감독: 데미안 셔젤
출연배우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제이슨 클락, 카일 챈들러, 패트릭 후짓, 시아란 힌즈, 에단 엠브리 등등
줄거리
"여러분은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걸 보게 될 겁니다" 이제껏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도전한 우주비행사 닐은, 거대한 위험 속에서 극한의 위기를 체험하게 된다. 전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그는 새로운 세상을 열 첫 발걸음을 내딛는데....
이제, 세계는 달라질 것이다.
영화 <퍼스트맨>을 연출한 데미안 셔젤 감독은, 영화 <위플래쉬>, <라라 랜드>를 연출한 감독이며, 이번 영화는 닐 암스트롱의 전기 드라마 영화다. 제임스 R. 한센의 전기 소설 "First Man: The Life of Nell A. Armstrong"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다녀왔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으며, 1961년부터 1969년까지 담아냈다.
1961년, 닐 암스트롱은 X-15 테스트 도중 높은 고도에 올라간 비행기가 대기권 밖으로 튕겨나가지만, 기지를 발휘해 무사히 착륙시킨다. 하지만 한 달 동안 3번이나 위험한 실수를 저질렀기에 근신 처분을 받게 된다. 닐은 아내 재닛과 첫째인 아들, 둘째 딸 캐런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딸 캐런은 종양이 있었고, 방사선 치료 등의 노력에도 끝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마친 NASA에서 아폴로 계획의 전 단계인 제미니 계획의 우주 비행사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고 지원한다. 1962년, 우주인 선발 면접 중, 닐은 딸의 죽음이 영향을 미치진 않겠냐는 질문에 영향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솔직히 답하고 합격하게 된다.
영화 <퍼스트맨>은 인류 최초 달에 처음 발을 디딘 인류 닐 암스트롱은 구디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이름이다. 하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겠음. 1962년 NASA의 우주 비행사가 되어, 1966년에는 제미니 8호의 사령관으로 인류 최초의 지구 궤도상 우주선 도킹에 성공했고, 그 이후 갑자기 심한 스핀에 빠지며 NASA 역사상 최초로 우주에서의 인명사고 위기에 빠졌던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귀환시켰다. 이후 제미니 11호의 백업 멤버가 되기도 했다.
닐 암스트롱은 우주복을 벗은 이후 미국 신시내티대학에서 공학 교수로 재직하는 등 꾸준히 우주개발 분야에서 활동했다. 한편 달 착륙에 성공한 뒤인 1969년 11월 당시 비행을 같이한 두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1971년에는 미국 평화봉사단 자문위원으로 다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영웅 대접을 받는 것에 큰 압박감을 느끼고 대학교수로서 사실상 은둔생활을 해야 했다. 그리고 2012년 8월 25일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서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외신에 따르면 닐 암스트롱은 관상동맥 협착 증세가 발견돼 수술했지만, 노환으로 몸이 버티지 못해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화 <퍼스트맨>은 다른 우주영화 <그래비티>, <인터스텔라>처럼 우주에 대해 보여주는 과학 영화라기보단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와 심리를 다루는 드라마 영화다.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쉬>처럼 빠르고 격렬한 편집과 연출, 영화 <라라랜드>처럼 흥겨운 음악과 뮤지컬 같은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매료했던 것과 다르게 영화 <퍼스트맨>은 비교적 정적이고, 호흡이 느린 편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인터스텔라> 같은 우주영화, 혹은 단순히 감독의 전작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시청하면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데미안 셔젤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각본으로 잘 살려낸 수작 드라마라 생각한다. 각본면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최초로 달에 간 인간인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 그 이상을 보여줬고, 영화 스토리는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영웅으로서의 면모가 아닌 불완전한 기술력으로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일을 해내고자 하는 인간 닐 암스트롱의 불안감과 두려움에 집중하고 전개하고 있다.
닐 암스트롱 개인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그런 그를 지켜보는 가족과 함께하는 동료 비행사들의 이야기와 심리, 우주경쟁시대 당시 사회의 모습과 미국의 무리한 계획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 등 닐 암스트롱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건조한 분위기로 보여주고, 뻔한 영웅담과 혹은 신파극이 될 수 있던 각본을 완성도 있게 잘 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조기 꽂는 장면이 안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만약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성조기를 쫒는 장면이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흘러나왔다면 이 영화는 3류 졸작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감독은 왜 미국이 그토록 애를 쓰며 달에 가려했는가? 에 대한 설명도 의도적으로 거의 생략했으며, 억척스러울 정도로 닐 암스트롱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달 착륙의 위업을 조명하는 영화가 아니라 달 착륙의 위업을 하도록 선택한 한 개인의 모습을 담담히 따라가기에 이 영화는 명작의 반열에 오를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취향에 맞지 않거나, 스토리 전개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닐 암스트롱의 전기 영화의 성격을 띠고 있다 보니 닐의 가족사와 같은 드라마 부분의 비중이 높다. 실제 역사적 이야기를 크게 변형하지 않고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 보니 이야기의 전개 속도는 느리고 러닝타임이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 긴 편이다 보니 완성도보다 재미를 우선시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그리고 뛰어난 연출력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고는 해도 아폴로 11호의 성공, 아폴로 1호의 사고 등의 역사가 스포일러 하고 있기 때문에 극의 긴장감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렇다 보니 오히려 영화를 시청하는 사람에 따라 성공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왜 이렇게 느리게 전개되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담담하고 정적인 분위기의 영화가 흔히 그렇듯 호불호가 갈리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굉장히 절제된 상태로 보여주다 보니 닐 암스트롱도 감정 변화폭이 생각보다 좁다. 그래도 닐 암스트롱이 가장 격한 감정을 보이던 부분은 영화 도입부에 죽은 딸의 유품을 쥐고 서재에서 조용히 흐느끼는 게 전부일 정도다. 하여튼 영화 <퍼스트맨>은 작품의 수준은 높았지만, 대중성과 오락성은 바닥이다.
담백한 연출은, 영화 <퍼스트맨>의 매력이며, 다른 우주영화들과 다르게 전혀 다른 분위기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화려한 우주 영화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퍼스트맨>은 닐 암스트롱의 시선을 따라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표현했고, 그 표현이 모든 것을 설명해줄 것이다. 뭔가 한방 같은 매력은 없다 보니 아쉬웠지만,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로 본다면 충분히 감상할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상으로 영화 <퍼스트맨>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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