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녀
Microhabitat
개봉일: 2018.03.22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6분
감독: 전고운
출연배우: 이솜, 안재홍, 강진아, 김국희, 이성욱, 최덕문, 김재화, 박지영, 조수향, 김예은, 진선미 등등
줄거리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 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가 시작된다.
영화 <소공녀>를 연출한 전고운 감독은 <페르소나>, <범죄의 여왕>, <굿바이 싱글>, <돌연 벼이>, <족구왕> 등에서 감독, 각본, 제작, 각색, 단역, 스크립터로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이다. 그리고 이번 영화 <소공녀>는 배우 이솜에게 있어 역대급 캐릭터를 연기한 인생작이란 평이 많은 영화다. 2018년 연말 결산에서 한국영화 베스트 5위로 <소공녀>가 뽑히기도 했다.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 미소는 고급 위스키 한 잔, 담배 한 개비, 남자 친구만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그녀에게 포기한 것은 직장도 아닌, 술도 아닌, 키우는 강아지도 아닌 집이다. 점점 자신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 점점 비싸지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한 여자의 삶을 담은 영화다.
영화 <소공녀>는 좋아하는 것을 뒤로 미룬다거나 포기해야 하는 상화에 놓였다면, 아니면 일당은 오르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공감될 수밖에 없기에 슬프거나, 영화 속 상황들이 웃길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당연히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이 영화가 공감되는 사람이 더 많을 작품일 것이다.
가사 도우미 일을 통해 빠듯한 수입을 얻고 있던 미소는 남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월세집에 살고 있다. 그녀의 삶은 부유하지 않은 삶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하루의 마무리 일과는 한 잔에 12,000원의 고급 위스키 한 잔과 담배 한 개비다.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고 있던 미소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기는데, 미소가 살고 있는 집의 월세를 올린다는 것이다. 현제 수입으로 월세 내고, 그나마 행복하게 해 주던 것까지 할 순 없었다. 결국 지금 누리고 있던 행복을 안고 갈 수 없음을 깨닫고 하나를 포기하는데, 그겐 바로 집이었다. 하루에 12,000원씩 30일이면 360,000원인데, 고급 위스키 말고 살짝 저렴한 위스키를 먹고 월세에 보태면 되지 않을까 한데 말이다.
하여튼 미소는 과감하게 집을 포기하고 자발적인 홈리스가 된다. 그렇게 미소는 대학시절 밴드 생활을 같이했던 친구들 집을 한 명씩 찾아가게 된다. 일반적인 사회의 시선으로 미소를 행복한 사람이라 규정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미소는 그녀만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인간이라면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가 의식주인데, 그중 집을 포기한 부분은 영화를 보다 보면 과연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을 들게 하지만, 영화는 미소의 선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그려진다. 수입은 그대로인 사회에서 지키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기 위해 행동하고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자신의 사랑화 녹록지 않다면, 영화 <소공녀>는 공감할만한 상황의 연속이고, 그런 상황에 잘 맞는 대사들이 인상 깊고, 영화 속 미소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시선도 개개인마다 다른데, 이런 장면은 시청자 각자가 느끼는 바가 다를 것이다. 이렇듯 영화 속 미소의 이야기는 그저 영화로만 보기에는 인물들의 모습이 현실 사회의 인물들과 다를 것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가정을 꾸리지만 추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거나, 시간조차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아니면 사람에게 받은 상처나, 반대로 상처를 주는 상황도 맞이하게 된다. 이 영화는 "너나 나나 별반 다른 것 없다"는 듯이 느껴지고 있었다.
광화문 시네마의 작품들을 보면 현실적인 느낌을 청춘의 꿈과 좌절을 이야기하며, N포 세대의 단상 등을 녹여내지만 무겁지 않게 풀어낸 작품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소공녀>역시 비슷한 이야기지만, 영화 속 미소의 선택만 신경 쓰고 본다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집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공녀> 속에는 미소에게만 치우쳐진 영화가 아니다. 미소의 남자 친구인 한솔이는 그와 반대의 삶을 살아가는데, 대비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먼저 두고 집도 없는 삶을 살아가며, 직장도 불규칙한 직업을 살아가는 미소. 그리고 미소의 남자 친구 한솔은 웹툰 작가 지망생이지만, 공모전에 매번 떨어지며 숙식이 해결되는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가며 미소의 상황을 도와주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상황에서 도와주기 힘들어 안타까워하는 인물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미소와, 웹툰 작가 지망생이란 꿈을 포기한 남자, 이들의 상황이 더욱 대비되는 느낌을 받았기에, 영화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현실적인 삶을 살고 있는 두 남녀를 보여준 배우 이솜과 안재홍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미소. 그리고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를 보여준 안재홍은 이전 캐릭터보다 더 현실적인 느낌을 보여줬다. 두 배우다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미소의 흰머리는 약을 먹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는 병을 앓고 있는데, 아픈 증상은 없지만 10만 원가량의 생활비에 약값은 쾌 큰 비중을 차지했기에 그것마저 포기한다. 이 부분에 전고운 감독은 미소의 백발에 대해 미소가 이방인 같고 도드라지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결과라고 소개했고, 무엇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아픈 것 같더라. 약 먹는 설정을 넣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행복은 틀릴 것이다. 영화 속 미소는 무엇이 행복의 기준이야?라는 식으로 묻고 있었고, 타인의 시선으론 이해할 수 없고, 무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위스키와 담배, 남자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그녀는 지금의 삶에서 어떤 이보다 충분히 행복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행복은 다른 사람이 규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 이게 맞아, 저게 맞아 선을 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는 자신이 판단해라"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영화 <소공녀>는 너무 현실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작품이다. 그렇기에 더 안타깝기도 했지만, 결코 미소의 삶이 불행하게만 보이지 않았다. 미소를 연기한 이솜의 연기가 빛을 발한 작품이었고, 조연들의 연기도 돋보였던 작품으로 여러 생각할 여지를 주던 이야기는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주인공의 이야기지만, 도전하고 목표를 세워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영화적인 이야기가 아니란 점에서 충분히 이 영화의 가치를 보인 게 아닌가 싶다. 소소한 것들에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소공녀>는 "넷플릭스" 및 "왓챠 플레이"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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