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철비 리뷰 정우성 곽도원

강철비

STEEL RAIN

개봉일: 2017.12.14

장르: 액션, 드라마

러닝타임: 139분

감독: 양우석

출연배우: 정우성, 곽도원, 깁갑수, 김의성, 이경영, 조우진, 정원중, 장현성, 박은혜, 박선영, 안미나, 원진아 등등

줄거리

북한 쿠데타 발생. 북한 1호가 남한으로 내려왔다! 쿠데타 발생 직후 최정예 요원 "엄철우"(정우성)는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와 함께 남한으로 내려온다. 그 사이 북한은 대한민국과 미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남한은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때 북한 1호가 남한으로 내려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는 전쟁을 막기 위해 이들에게 긴밀한 접근을 시도하는데...

영화 <강철비>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은 2013년 영화 <변호인>으로 한국 영화 역사상 아홉 번째로 천만 클럽에 가입했고, 역대 흥행 순위 5위를 찍은 감독이다. 양우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북한과 남한의 사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 이 영화가 남북을 소재로 이야기를 그려낸 다른 영화들보다 매력 있던 부분은 코믹하게 그려내다가 마지막엔 감동으로 끝나는 뻔한 스토리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의 삶이 달랐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웃음 포인트로 남는 영화들이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

영화 <강철비>는 전쟁이란 단편적인 생각에 머무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적인 정세를 덧대며 체감할 수 있는 위기상황으로 발전시킨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공포 정치에 반발한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북한 1호가 부상을 당해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한미 연합군의 소행인 것처럼 공작한 북한이 남한에 선전포고 하는 상황까지 그려나가며 한반도에 위기감은 더 선명하게 그려나간다. 계속해서 위기를 연속으로 담아내며, 쿠데타로 인해 북한은 아수라장이 되고, 남한으로 온 북한 1호와, 북한 1호를 처지 하기 위해 찾아오는 위험, 그리고 일촉즉발의 상화들까지. 아슬아슬한 대치상황을 그려냈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전쟁이 벌어질 상황까지 간다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강철비>는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일 수도 있다. 다른 시선에서 보면 분단되어 있는 지금 북한과 남한의 상황을 가장 안 좋게 그려낸 것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도 북한과의 관계까지 좋지 않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속도가 뜨기도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단 뉴스 기사가 나와도 대한민국 사람들은 분명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평상시와 똑같은 일상을 보낼 것이다. 북한에서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했을 때, 영화 속 대한민국 사람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보내는 등 차이점이 없었다.

비현실적인 일 일수도 있지만, 우리가 분단국가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지금 전쟁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고, 휴전상태라는 점은 그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위기를 겪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영화 <강철비>가 현실적인 모습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위기가 고조된 한반도, 북한은 선전포고까지 했기에 언제 어떤 결정을 할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영화 <강철비>의 내용은 그렇게 무겁거나 어두운 느낌은 아니었다. 서로의 필요를 위해 협력하는 철우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인 곽철우로부터 만들어지는 유머 있는 대사들이나, 상황을 통해 영화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며, 가벼운 톤을 더하고 있다. 그중 빅뱅 노래가 말이다.

북한 1호를 지켜야 하는 철우와 북한 1호를 반드시 제거하기 위해 쿠데타를 완성해야 하는 이들과의 대결도 존재하지만, 쫓고 쫓기는 추격전 및 첩보 액션물 같은 느낌만으로 풀어나가지도 않는다. 한반도에 닥친 위기 상황에 연결되는 강대국들의 파워 게임과도 같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한반도의 전쟁 시나리오를 정면으로 다루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영화는 개봉 전부터 우려를 샀었지만, 막상 개봉한 영화는 스케일도 크고 좋았단 평이 많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항상 언급조차 되지 않던 주변국들인 미국, 일본, 중국이 직간접적으로 사건에 영향을 주며 한국 영화에서 국제 정세 묘사를 시도했단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핵전쟁 시나리오의 개연성에 대해서는, 실제 사건이나 정치적 대립 상황이 작품에 투영되어 현실적인 분위기가 조성함으로 개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만들어냈단 평가와 실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한반도를 대하는 구제 정세와 현실의 고증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서로 갈린다.

북한의 핵 절반을 남한이 받아온다라는 결말은, 북한 핵도 우리 것이란 식으로 북한의 핵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단 비판도 있다. 영화 내내 핵전쟁의 위기를 부여 주더니 마지막에는 핵무기를 양쪽 다 가지게 하는 설정은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는 비판도 있고, 핵무기 전부를 폐기해야 하는 결말이나 아예 구체적인 결말이 안 나오게 하는 게 나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남한이 전제 왕정국가인 북한의 지배하 1호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우위로 이용함으로,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독점을 깨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고, 작중 초반 곽철우의 입을 빌려 "자체적으로 북한에 준하는 핵무장"을 언급한 것을 토대로 보수 반공 진영 일각의 핵무장론에도 호응함으로, 영화 내에 진보 및 보수 진영의 시작을 골고루 담아보고자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핵무장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핵우산 때문인데, 극 중 말엽쯤에 미국 측에서 핵우산을 접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 부분을 미국이 한국과의 동맹보다 일본과의 동맹을 우대한다고 간주해버리기에는 애꿎은 일본의 생사가 직결된 문제여 지나치게 정당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핵우산이 무효가 된 것이므로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결말에서 핵무장을 꾀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강철비> 안에서 국외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북한과 남한 역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북한이 쿠데타를 일으켜 핵을 무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이런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 우리나라의 대선과 겹치며 "선제 핵타격"에 대한 입장이 다른 "당선인"과 "대통령"간의 갈등까지 담아내고 있다.

두 철우가 만들어낸 이야기에는 인간미 가득하고 웃음까지 제법 담겨있는 영화 <강철비> 처음에는 적대적인 관계에서 출발했지만 서로의 도움이 필요했기에 손을 잡았고 그렇게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조금씩 서로가 교감을 나눴던 두 사람의 모습은 감독이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에 대한 생각을 담아낸 게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영화 <강철비>는 한국 영화 최초로 집속탄을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했고, 다연장 미사일 포대에서 발사되어 자탄들이 산개되고, 광장 전역에 넓게 퍼져 겨우 두 발 만으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히는 장면을 상당히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심의상의 문제로 자탄의 위력이 소총 탄환 수준으로 줄긴 했지만, 대인 집속탄의 위력과 끔찍한 공포를 조금은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분단과 그로 인한 상황들을 예시로 보여주던 영화였고, 어쩌면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행동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들게 했던 영화였다. 생각했던 만큼 가벼운 영화는 아니었고, 그렇다고 무거운 느낌의 영화는 아니었기에 매력적인 영화 <강철비>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